밤에 기침이 심해 잠을 설치다가 “천식약보다 이게 나았다”는 블로그 글을 보고 그대로 주문해본 경험, 한 번쯤 있을 겁니다. 그 글이 사실은 한 업체가 반복해서 내보낸 광고였다는 사정이 최근 국회에 제출된 자료로 드러났습니다.

한밤중 기침이 멈췄다는 글, 사실은 2,900번 넘게 반복된 광고였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 과정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 한 업체(이하 A업체) 제품을 다룬 블로그 20개에서 건강기능식품 체험후기 광고로 볼 수 있는 글이 2,902회 적발됐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적발 상위 10개 블로그만 추려도 A업체 관련 글이 2,092회였고, 한 블로그에서는 올해만 361건이 나왔습니다.
문제가 된 문구는 “천식 약보다 한밤중 깨던 기침이 멈춘 이유”, “기침 빈도가 확실히 줄었어요” 같은 식이었습니다. 식품의 효과를 질병 증상 완화와 연결 짓는 표현입니다. 글 아래에는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받았다는 안내와 함께 구매 페이지로 바로 넘어가는 링크가 붙어 있었습니다. 광고라는 사실 자체는 일부 밝혔지만, 내용은 여전히 질병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읽히는 구조였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글들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라 일반식품을 다룬 경우였습니다. 포장에 건강기능식품 인정마크가 없는 제품인데도, 블로그 글에서는 약을 대신할 수 있을 것처럼 표현한 셈입니다. 50대 이후로는 환절기마다 기침이나 가래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아, 이런 글에 마음이 흔들리기 쉬운 시기이기도 합니다.
적발은 2,900번이 넘는데 고발은 한 건도 없었던 이유
식품표시광고법은 식품을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어기면 10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조항입니다. 그런데 식약처는 이번 A업체 관련 블로그에 대해서는 고발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개인 블로그나 SNS 게시자는 인적사항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과거 사례와는 결이 다릅니다. 식약처는 2024년 3월 SNS 부당광고 계정 운영자 20명을 검찰에 송치했고, 2025년 12월에는 AI로 만든 가짜 전문가 영상을 활용한 업체들을 수사 의뢰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게시자 신원 확인이라는 현실적인 벽 앞에서 한발 물러난 모양새입니다.
수치로 보면 문제의 크기가 더 분명해집니다.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적발된 일반식품 온라인 부당광고는 총 50,873건입니다. 연도별로는 2022년 8,813건에서 2025년 14,254건으로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적발 계정 수는 오히려 줄었는데, 계정당 평균 적발 건수는 2.1건에서 3.6건으로 늘었습니다. 소수 계정에서 반복적으로 위반이 몰리고 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건강기능식품 체험후기 광고, 무엇을 보고 구별해야 할까
증상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나았다”, “좋아졌다”고 말하는 후기는 한 번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식품은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용도로 팔 수 없고, 그런 표현이 붙은 글은 광고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원고료 문구와 구매 링크가 같은 글 안에 함께 있는지도 확인해볼 만합니다. 같은 계정이 같은 제품을 반복해서 올리고 있다면 그 계정의 다른 글도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글이 아니라 제품 포장을 직접 보는 것입니다. 건강기능식품은 포장에 정해진 인정마크와 식품유형이 표기돼 있습니다. 블로그 글에서 어떤 효과를 말하든, 포장에 그 표기가 없다면 일반식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경우라면 상세페이지에 올라온 표시사항 사진을 확대해서라도 확인해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FAQ
Q. 원고료를 받았다고 밝혔으면 광고가 아닌 건가요?
광고라는 사실을 표시했더라도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것처럼 표현했다면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남습니다. 표시 여부와 내용의 위법성은 별개 문제입니다.
Q.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 후기만 보고 구별할 수 있나요?
후기 글만으로는 구별이 어렵습니다. 제품 포장에 있는 건강기능식품 인정마크와 식품유형 표기를 직접 확인하는 쪽이 더 정확합니다.
자려다가 우연히 본 블로그 글 하나로 지갑을 연 적이 있다면, 이번 자료는 그 판단을 한 번 되짚어볼 이유가 됩니다. 적발 건수는 쌓이는데 처벌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구별하는 몫은 결국 소비자에게 남습니다. 다음에 비슷한 후기를 보게 되면 원고료 문구, 구매 링크, 인정마크 이 세 가지만 먼저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그 정도만 챙겨도 과장된 효능 문구에 흔들리는 일은 많이 줄어듭니다. 앞서 소개한 글들도 같은 맥락에서 참고가 될 것입니다.
머니투데이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단독 보도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개인 게시자의 신원 확인이 어려워 고발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이 글은 언론 보도와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참고 정보이며, 특정 제품의 효능이나 질병 치료를 보장하지 않습니다.